[리뷰]열린우리당의 굴욕

[깜짝퀴즈]열린우리당의 굴욕

 자, 한 1분만 시간을 내서 아래 링크된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01&article_id=0001729951&section_id=100&section_id2=5a3&menu_id=100

 뭐, 늘 그렇고 그런 정치기사입니다. 이미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버린 채 간판만 걸고있던 열린우리당이 결국 완전 헤체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열린우리당이 한참전부터 막장테크를 착실하게 밟아왔던 것은 다들 아실 것이고, 몇몇 열성적 지지층들이 아무리 애써본들 대세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백년정당을 표방하고, 한때는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며 원내 제1 당이자 여당으로 군림했던 정당(처음애는 노 대통령을 당선시킨 당이라고 썼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때에는 열우당이 있지도 않았는데, 착각했습니다-_-;; 수정했어요.)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졌다는 사실 자체가 굴욕이라면 굴욕입니다만.... 진짜 굴욕은 따로 있습니다. 단 신문기사나 TV보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굴욕입니다. 발견하셨습니까? 

 힌트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이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흡수합당을 결의함으로써 3년9개월간의 험난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문을 닫았다."

 위에 링크된 연합뉴스 기사의 일부입니다. 이제 눈치 채셨습니까? 못채셨다고요? 그렇다면 답을 공개하겠습니다.^^




 네 정답은 바로 69회 서울코믹월드(이하 '서코'/ 서울 코믹월드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시는 분은 이곳을 참고하세요.)입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요. 자 서코가 열린 장소를 잘 봐주세요. 네, 일산 킨텍스입니다. 열린우리당 최후의 비장한 전당대회가 열린 바로 그곳입니다.



 뭐, 일산 킨텍스는 워낙 넓은 건물인데다(두세개의 행사가 겹치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요.)서코 참가자들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참가자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백년정당' 이 최후를 맞는 비장한 순간, 정치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당원들간의 말싸움/몸싸움이 벌어지고, 심지어 경찰 수십(수백?)명이 치안 유지를 위해 경비를 서고있는 그 순간에 괴이한 만화 캐릭터 복장을 한 사람들이 떼를지어 '비장한' 당원들 사이를 뛰어다닌다면 어떻겠습니까? 상상이 안 가신다고요? 바로 아래와 같은 상황입니다.

 보통 신문이나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은 이런 장면일 것입니다. 아주 진지하고 비상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시야를 좀 더 넓혀볼까요. 킨텍스는 넓은 건물이니까요.

 이제 감이 좀 잡히시는지요. 저 끝쪽 구석에 계신 분들이 열린우리당 관계자분들입니다. 중간중간 노란 '합당반대' 띠를 맨 분들이 보입니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킨텍스 1층 3관에서 열렸습니다. 그럼 3관과 그 주위의 '작은 공간' 을 제외한 나머지는 어떻게 됬을까요? 보시는 대로입니다. 서코 참가자들에게 완전 '점령' 당해 버렸습니다.

 자 이번 사진은 앞 사진의 반대편, 그러니까 중앙쪽의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쪽은 거의 98% 점령입니다. 수많은 코스어들(코스튬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넓은 킨텍스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종종 열린우리당 관련자들도 지나다니기는 했지만 - 아마 놀랐을 겁니다. "아니 이것들은 또 뭐야! - 거의가 서코 참가자들의 기세에 눌려서(?) 3관 근처를 벗어나지 못하시더군요.-_-;;

 이번에는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바깥 풍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역시 진지하고 비장한 분위기입니다. 당연합니다. 한 정당이 영원히 사라지는 역사적인 순간이니까요.

 저 괴이한(?)옷을 입은 소녀가 보이시는지요. 네, 얼핏 보면 진지한 분위기지만 사실은 이랬습니다. 저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의 아저씨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상황이라니... 실제로 봤을때 얼마나 웃겼는지 모릅니다. 물론 서코 참가자들도 눈치를 채고 열린우리당 관계자들 근처에는 잘 안 갔지만, 어쨌든 정당 당원과 코스어들이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진정한 굴욕은 바로 이것입니다. 한 열성당원 분이 전광판에다 확성기까지 준비하셔서 열정적인 연설을 하고 계십니다. 실내에서도 들릴만큼 큰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반응은? 보시다시피입니다. 몇몇 당원분들이 저~쪽에 펼쳐진 현수막(사진에는 안 찍혔습니다. 제가 그 현수막 근처에서 사진을 찍었으니까요)에 앉아계시다 박수를 쳐주는 정도였고 킨텍스를 '점령' 한 서코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짜증을 내며 지나갔습니다.-_-;; 제 지인 한 분은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을 보고 '단체 정치인 코스프레네~'라는 재치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요^^

 열성 지지자의 혼이 담긴 연설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을 무렵, 서코 행사장(5관에서 열렸습니다.)내 모 만화가의 싸인회입니다. 사람 많군요.-_-;; 세상 말세입니다. 조국과 민족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전당대회가 한낱 '오타쿠' 들의 행사에 밀려버린 상황이라니...

 다행히도(?) 3관 주위는 경찰들이 철통경비를 서고 있어서 '오타쿠' 들에게 점령당하지 않았습니다-_-;; 저 경찰관들도 참 어이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등 뒤에서는 "합당 반대!" "우리당 사수!" 라는 구호가 들려오고, 동시에 앞쪽에서는 괴이한 복장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사진 좀 찍어도 되요" "XX님이세요" "~동인지는 어때요?" 라는 대화를 나누는 상황. 경찰관들은 젊은 분들인지라 아마 이 기괴한 상황을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줄은 압니다만, 그래도 이런 일이 어디 흔하겠습니까? 최소한 제가 아는 바로는 세계 최소가 아닐까 싶습니다.(아마 최후일지도 모르겠습니다.-_-;;)

 참 가볍게 글을 썼지만 좀 슬퍼요. 그래도 한때는 '개혁 진보 세력' 인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으니까요. 최근에는 여당도 아닌 여당에 2%의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어딘지 쓸쓸한 기분입니다. 한때는 200석 가까이를 차지한 거대정당이였는데 말입니다. 아무리 권력이 허망하다지만 이렇게 허망한 순간이 또 어디있을까요. 그나마 마지막을 장식하는 비장한 순간까지 코미디에 가까운 '굴욕' 을 당하며 물러나다니....

 열린우리당 자체가 무너진것도 슬프지만 그보다도 대한민국의 '개혁 세력' 이라는 사람들이 이 정도 역량밖에 안 되나 하는 느낌이 더 슬펐습니다. 수구꼴통이라는 비난속에서, 2번이나 대선에서 패하고도 10여년간 '한나라당' 이라는 간판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보수정당' 에 비해 '진보정당' 은 왜 이리 약하게 무너지는지. 언제쯤이면 진정한 '백년정당' 이 나올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부디 이 땅의 진보와 개혁을 외치는 분들이 다시는 이런 허망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아서 오늘의 '희극에 가까운 비극' 이 오래된 추억거리로 남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군요.

p.s.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정말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자리에서 당원 한분, 서코 참가자 한분, 킨텍스 관계자 한분, 이렇게 세 분만이라도 '인터뷰' 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게 아쉽네요.

 그런데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하필 이 장소, 이 때를 선택했을까요? 서코가 열리는지 몰랐을까요, 아니면 서코의 존재를 과소평가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요?

 아마 취재하러 오신 기자들도 어이없었을 것입니다. '오타쿠들' 이 안나오게 촬영하시느라 고생 꽤나 하셨을껄요? 뭐, 대선 출마를 선언하신 유시민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분들이 느끼셨을 어이없음은 더 말 할 필요도 없지요-_-;;


출처:http://leenyuk.egloos.com/557467



P.S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말도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y 사람깎이 | 2008/11/11 22:43 | [리뷰]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Leonheart7.egloos.com/tb/108633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로리로리로리 at 2008/11/18 20:42
저는 누굴까요? 일단은 저걸 보고 풋 하고 뿜었다는게...
Commented by 사람깎이 at 2008/11/19 19:22
쇼를 해라 아주^^
Commented by 쇼를해랔 at 2009/05/29 00:0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